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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창가자리반짝반짝 빛나는/사랑을 말하다 2019. 5. 11. 02:52반응형
일주일 전
이 카페의 창가자리에는
어두운 표정의 한 남자와 작은 등을 가진 여자가
마주앉아 있었다.
"나는...니가 좋아할만한 사람이 아니야..너도 알다시피...
좋아해준건 고마운데 니가 잘 못 생각한거같다.. "
남자의 말이 다 끝나도 작은 등을 보이고 앉아있는 여자는
움직이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남자가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너랑 잘 어울리는 사람 찾아.
나이도 비슷하고 같이 있으면 재밌고
남자친구라고 남들한테 자랑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연애는 그런 사람하고 하는거야.
나같은 사람이 아니라."
결국 여자의 작은 등이 들썩거리기 시작했고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작은 등의 여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난 매일 여기 오겠다고
매일 이자리에 앉아만 있겠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매일 그렇게 살거라고
올 때 까지 그렇게 할거라고
"그러지마라"
남자는 그렇게만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도
여자는 정말로 이곳에 나와 앉아있었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꼼짝않고 앉아있는 여자의 작은 등을
남자는 멀리 창 밖에서 한참을 지켜보다 돌아섰다.
그런데 오늘
남자가 창 밖에서 이곳을 다시 보았을때
같은 자리엔 작은 등의 여자 대신
왠 낯선 커플이 앉아있었다남
남자는 카페 안으로 들어와 커피를 주문하고
문이 보이는 방향을 향해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드디어 문이 열렸다.
하지만 그녀가 아니었다.
다시 문이 열렸다.
그녀가 아니었다.
또 문이 열렸다.
그녀가... 아니었다.
봄, 노란 새 한 마리가 마당을 다녀갔다.
여긴 니가 쉴 곳이 아니라고...
나는...남들이 모두 꺼리는 사람이라고...
나는 피어있는 꽃도 꺽어버린 사람이라고
가라고...
가라고 아무리 쫓아봐도
꼼짝않고 마당 한 구석에 앉아있던 노란 새 한마리.
오늘...
슬픈 얼굴을 하고 날아갔다.
기다리면 안되지만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잘가라...
사랑을 말하다.
-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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