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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만난 친구 커플
    반짝반짝 빛나는/사랑을 말하다 2019. 5. 11.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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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만난 친구 커플

     

    커플과 저녁을 먹는 일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즐겁지 않은데

     

    친구는 하필이면

    시킨 음식이 막 나오는 시점에서

    입맛을 뚝 떨어뜨리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아 맞다. 너 그... 걔 누구 만난다더라?

    그 애기 들었어? 여자들은 참 냉정해. 응?"

     

    주위엔 그렇게 속 없는 친구가 있습니다.

     

    "어 그래. 잘 됐네.

    그런데, 누구만나는지도 들었어?

    아는 사람 인가?"

     

    '아는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조심스럽게 바라며 물어보면

     

    친구는 꼭 신난 사람처럼

    옆에 있는 자기 여자친구를 쿡쿡 찌르며 그럽니다.

     

    "나야 모르지. 얘가 말했거든.

    네가 만났다며.

    누구야? 우리도 아는 사람이야?"

     

    그나마 눈치가 있는 친구애인은

    괜히 미안해 하며 대답합니다.

     

    "아니, 그건 아니구요.

    예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그냥 착하고 되게 평범하고

    그런 사람이라던데..."

     

    ...

     

    예전부터 알던사람.

    착하고 평범한 사람?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 주위의 남자들을

    한명씩 떠올려보기 시작합니다.

     

    한번씩 전화온다는 아는 동생이라던 그친구?

    영어학원에서 다시 만났던 학교 선배?

    그 사람인가?

    누구지?

     

    맛이 없었던 건지,

    맛을 느낄 수 없었던 건지.

     

    비싸기만 했던 밥을 먹고.

    친구가 사겠다는 술 한잔도 마다하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온 남자는.

     

    화장실 거울 앞에

    내내 시간이 멈춘듯이 서 있습니다.

     

    "착한 남자 만났구나.

    내가 별로 안 착했었나 보네?

    이젠 나하고 있었던 일 다 버리고 싶겠네?

    아니, 그래도 그렇지 벌써 그러냐.

    난 나쁜 사람이고.

    버리고 싶은 기억이고.

    난 뭘 한거지?"

     

    거울 속 내 모습이 가장 고독할 때.

     

    거울 속처럼 네모난 세상 속에

    나 하나만 남았을 때.

     

    아무도 어떤 생각도

    나를 위로할 수 없을 때.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괜찮아.

     

    사랑이 있었다는 증거는,

    네 눈물이란다.

     

    따뜻함을 만져본 적이 있기에

    식어버린 온도도 느낄 수 있는

    네 가슴이란다.

     

    괜찮아.

    나는 곧 행복해질거야.

    그게 마지막은 아니었을거야.

     

    거울을 보며 중얼거리는

    너의 목소리란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사랑을 말하다

     

     

    -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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